오늘은 바삭한 웨지 감자와 짭쪼름한 베이컨의 환상 조합을 맛 볼 수 있는 포테이토 피자입니당~
솔직히 피자와 치킨 중에 고르라 하면... 확답을 낼 수 없다.
그만큼 치킨 못지않게 피자도 사랑한다. 그 중에서 채소임에도 환장하는 감자가 올라간 포테이토 피자는 매일 먹고싶을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데 어렸을 때, 우리집에선 배달하면 무조건 치킨이지 피자는 아니었다. 덕분에 나는 아쉬웠던 적이 많았고, 어느 날은 동생 용용이에게 피자 못 시키게 했다고 싸운 적도 있다.
언제나 은혜로운 자비를 주는 이모
조카들이 피자를 두고 싸웠다는 소식을 듣고 이모가 바로 다음날 내가 먹고싶은 피자를 사줬다. 이런식으로 이모가 조카를 위해서 사 준 맛있는 음식들과 추억이 많아서 고마운 일이 너무 많다. 심지어 그 날은 한 판도 아니고 두 판으로 그때 새로 나온 시리즈도 같이 사왔었다.(메뉴명은 기억 안 나지만)
그래도 매일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기에...
마음 같아선 먹고 싶을 때마다 자주 먹고싶었다. 그러나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처럼 다양한 냉동 피자 시리즈가 많지 않았다. 그저 파리바게트나 학교 매점에서 피자 빵 정도 접할 수 있지 퀄리티 높은 냉동 피자는 거의 없었다.(근데 아직 냉동 피자도 그렇게 마음에 든 건 못 찾음)
사 먹을 일이 마땅치 않을 땐? 당근 직접 만들어야지!
어떻게 피자를 만들까로 고민했다. 피자 토핑이야 내가 먹고싶은 걸로 이것저것 얹히고 피자 치즈만 얹히면 될 것 같은데 빵 부분이 문제였다. 직접 밀가루를 반죽하고 넓히고 그걸 오븐에 굽는다? 집엔 오븐도 없고 그땐 아직 에어프라이기도 없던 시절인데 어떻게 할 지 생각을 거듭한 결과 결론을 내렸다.
바로바로 또띠아!!
파리바게트에서 식빵 피자를 팔았었다. 생각해보니 일단 치즈를 밀가루 반죽에 올려 굽거나 녹이면 피자 아닌가? 그렇다면 피자의 아래 도우와 가장 유사한 밀가루 반죽하면? 또띠아면 되지 않는가? 내 아이디어에 무릎을 치고 말았다. 지금은 유튜브에 또띠아로 피자 만들기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직 알려지기 전 그때의 나처럼 또띠아를 떠올린 사람들이 많다니. 처음 또띠아로 피자 만들기 영상을 보고 너무 반갑고 감동이었다.
결과는? 말해모해
고민했던 시간을 아주 칭찬할 정도로 맛있었다! 처음엔 전자레인지로 조리했지만 미리 재료를 볶고 프라이팬 위에 또띠아를 놓고 재료를 얹힌 후, 뚜껑 덮고 2~3분 동안 치즈를 녹이며 구운게 더 예술이었다. 또띠아는 바삭하고 위의 치즈는 부드럽게 녹아내리면서 비빔밥처럼 얹혀진 재료들이 입 속에 섞이며 조화로운 맛을 내보였다. 같이 먹은 가족들도 인정한 맛이었다.
그래도 아쉬운 맛 한 가지.
대성공이었다. 정말 잘 만들었고 조합도 너무 좋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피자는 아니었다. 내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피자는 바로 포테이토 피자인데 같이 올릴 감자가 마땅치 않았다. 얇게 썰어서 따로 구운 후에 올려야 하나? 너무 번거로운데? 기름도 얼마나 써야 하지? 웨지감자는 어떻게 만드는 거지? 이건 어떻게 해결할 지 감이 안 와서 이대로 멈출 뻔했다.
간절한 자에게 언제나 답이 찾아오기에.
동네에서 엄마랑 친한 이모가 코스트코에 가서 해쉬브라운을 나눠 주셨다. 우리 집은 코스트코를 가지 않았는데 이모가 이건 꼭 집에 구비해 두고 먹어야 한다며 나누어 주셨다. 세상에 햄버거나 토스트에서나 먹을 수 있던 해쉬브라운을 이렇게 따로 구입해서 먹을 수 있다고?! 세상에 뒤쳐진 나는 인터넷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것을 잘 모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집에 온 해쉬브라운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바로 토마토 소스를 얇게 바른 또띠아에 구워서 뜯은 해쉬브라운을 얹은 다음 치즈와 마요네즈로 토핑해서 프라이팬에 구웠다. 그렇게 만든 또띠아 포테이토 피자는 밖에서 사 먹는 것 못지않은 맛을 냈다. 고기가 들어간 것도 아니고 다른 채소가 옹기종기 올라가 진 것도 없이 그저 해쉬포테이토만 넣은 것 뿐인데 기다리다 받은 비싼 피자마냥 행복을 주는 맛이었다.
그러나 배보다 배꼽일 수 있는 또띠아.
문제는 또띠아의 유통기한이 그렇게 길지 않다. 토마토 소스도 한 번 쓰고 크게 쓸 일이 없어 곰팡이가 피기 일 수 였다. 지금이야 토마토 소스로 로제 소스를 만들든 리조또를 만들든 그냥 스파게티로든 만들 수 있는데 그땐 아니었다. 집에 스파게티 면도 구비되어 있진 않았고, 무엇보다 만들어 먹어야 하는 내가 아직 학생이다 보니 여유롭게 집에서 요리할 일이 자주 있지 않았다. 그러니 몇 번 해먹고 끝난 레시피가 되었다.
만들어 먹는 것도 좋지만 사 먹는 게 더 편한 법
종종 필 받듯이 포테이토 피자가 확 땡길 때가 있다. 그떄마다 재료를 사서 만드는 것도 번거로운 법. 역시 사 먹는 게 최고이긴 하다. 그런데 다행히 세월이 지나자 야식에 있어 주도권이 컸던 아빠가 밤에 튀긴거나 라면 외의 밀가루는 잘 못 먹겠다며 우리에게 주도권을 넘겨줬다. 동생도 나이를 먹더니 가끔은 피자를 먹고싶어 한 덕에 10번 중에 1번은 피자를 먹게 됬다. 그렇게 내 포테이토 피자 욕구는 자연스럽게 해결 되었다.
그럼 포테이토 피자 중에 추천 하는 가게는?
대중적인 가게 중에서 꼽으려면 일단 59쌀피자의 베이컨포테이토와 피자에땅의 크림치즈포테이토를 추천한다. 둘 다 맛이 비슷한데 부드러운 포테이토 샐러드가 도우 위에 크게 발라져 한 입 먹으면 크림같은 질감의 샐러드가, 예쁜 날개가 곧게 뻗어지듯 입 안에 퍼진다. 같이 올라간 짭쪼름한 베이컨이 느끼함을 덜어주고 다른 채소들도 조화롭게 섞이는 그 맛은 내 최애 포테이토 피자 중 하나가 되었다.
두 피자 중에 59쌀 피자는 조금 매워서 덜 느끼한 장점 덕에 더 들어갈 수 있어 좋기도 하다. 그러나 이 둘도 베스트는 아니다. 내 베스트 포테이토 피자는 단종되었다. 바로 피자헛의 순삭포테이토피자!! 이건 평범한 웨지 감자도 아니고 포테이토 샐러드도 아닌 벌짚 감자튀김이 올라간다. 벌짚 모양처럼 썰려 감자칩보단 조금 굵은 감자튀김이 올라갔을 뿐인데 색다른 바삭한 식감을 주어 지금까지 먹은 포테이토 피자의 혁명을 느끼게 한 맛이었다. 다만 식감이 좋아서 내 개인 베스트고 가족들은 그저그렇다고 했다... 그래도 순삭포테이토피자는 나에겐 혁신적인 감동을 준 맛으로 어쩌면 단종되어 추억 보정이 된 걸 수 있지만 그래도 또 먹고싶은 베스트 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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