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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힐링 만화(이거 진짜 맛있었엉)

푸드힐링 만화) 진짜는 과자와는 전혀 다른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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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갓 튀겼을 때 바삭바삭하고 향긋한 새우향과 짭쪼름한 맛이 예술인 새우칩입니다.

 

어렸을 때 엄마는 나에게 하루에 한 개씩 과자를 사주었다. 

집 주변에 아이들이 사 먹기에 괜찮은 가게가 딱히 없어서 차선책으로 과자를 사줬었다. 그때 주로 사 먹은 게 너무 사랑하는 채소인 감자를 튀긴 감자칩과 추억의 과자 종류들 그리고 새우칩이었다.

 

 

그땐 새우칩이란 게 알새우칩이란 과자가 원조인 줄만 알았다. 그저 새우로 만든 짭쪼름하고 바삭한 과자가 너무 맛있었다. 다만, 많이 못 먹는 느끼한 맛이 강했다. 특유의 시즈닝 끝맛이 미묘하게 느글거리면서 얼마 못 먹고 멈춰야 한 단점이 있는 과자였다.

 

 

조카를 데리고 종종 새로운 음식점에 데려가 줬던 이모.

우리 집은 입맛이 까다롭고 외부의 음식을 꺼리는 아빠덕에 새로운 음식을 접하기 힘들었다. 대신 이모가 어린 나를 데리고 종종 새로운 음식점에 데려가주었다. 그중에서 동남아 음식점에 데려가 준 날이었다. 가게 내부 인테리어부터 내가 평소 아는 중국집이나 김밥가게와는 전혀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가 너무 신기했다. 위에 달린 조명부터 어찌나 신기하던지. 자연에 쌓인 느낌을 낸 인테리어는 아직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어린 나를 즐겁게 만들어줬다.

 

 

그렇게 이것저것 눈 돌려가며 구경하던 중에 음식들이 나왔다. 딤섬에 파인애플 볶음밥 그리고 같이 곁들여 먹는 새우칩! 아니 새우칩이라니!? 그건 과자로 먹는 거 아니었나?? 이름이 알새우칩이 아니라 새우칩이고 동남아 요리라고?? 내가 알던 세계의 일부가 붕괴되는 충격은 지금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강렬했다. 

 

어떻든 처음 맛 본 새우칩 맛은... 대박이었다!

과자 봉지 속에 담겨 유통된 것이 아닌 주문이 들어오자 바로 튀겨서 따끈한 새우칩. 과자에 묻혀있는 시즈닝이 아닌 본연의 짭쪼름함과 끝 맛도 느끼함이 없는 깔끔 바삭한 그맛은 내 혀를 춤추게 만들었다. 그냥 미쳤었다. 그때의 감동은 다른 음식들 맛은 기억 안 날 정도로 깊이 세겨졌다.

 

 

이후 다시 먹고 싶었지만 못 만나게 된 새우칩.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지만 이후론 몇 년 동안 만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동남아 요리는 한국에선 비싼 축에 속한데다 인근에도 동남아 요리 식당이 없었다. 물론 가게가 있어서 가족들에게 말했다간, 음식에 있어 흥선대원군인 아빠가 막았을거다. 

 

 

꿈꾸는 자에게 새우칩은 다른 형태로도 찾아온다.

한 번 만난 새우칩을 그리워하며 세월이 흐르고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때 유행했던 치킨 가게가 있었는데 바로 쌀통닭! 유행이라면 바로 시도해 보는 발 빠른 친구가 있었다.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며 어찌나 추천하던지. 중학생 때도 다른 친구에게 치킨 집을 추천받고 실망한 기억이 있어 솔직히 심드렁하게 들었다. 그런데 치킨과 함께 쌀칩을 준다는 말에 눈을 번쩍였다. 쌀칩이지만 뻥튀기 맛이 아닌 알새우칩 맛이 난다고?! 그럼 당근 시도해봐야지!!!

 

문제는 가족들 모두 입 맛이 다 달라서 시키기가 어려웠다. 좋아하는 치킨 브랜드와 종류도 모두 다른 우리 가족. 심지어 엄마는 어렸을 때 시골 장 닭에게 쫓긴 이후론 닭이라면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한다?

절대로 NO!! 어쩌다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아빠가 치킨이 땡기지 않아야 하며, 동생은 자주 취향 존중 받았으니 양보해야 하는 날!! 그 날에 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처음 맛 본 쌀통닭은... 나타나주셔서 감사합니다. 

그토록 맛보고 싶었던 새우칩의 맛을 치킨을 통해서 맛보게 되다니!! 상상도 못 했었다. 그 따끈하고 바삭하며 짠맛과 미묘한 단맛의 조화란 말해뭐해 아닌가!? 덕분에 새우칩을 먹고싶다면 먹는김에 치킨도 먹을 수 있는 쌀통닭 집을 찾으면 됬다. 추천해 준 친구가 너무 고마웠다,

 

 

인생은 뜻대로 안 되는 게 진리.

드디어 대책을 마련했다고 행복한 건 한 순간이었다. 지금도 이해 안 가는 일이다. 백만년에 한 번씩 기회가 와서 쌀통닭을 시킬 때였다. 당시엔 어플이 아닌 전화 주문이 많았던 때였다. 전화를 걸 때면 매번 안 받거나 받더라도 안 됩니다라는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 그땐 쌀통닭의 유행이 워낙 컸다보니 주문이 끊이지 않던 때였다. 아마 주문이 밀려서 그런거니 어쩔 수 없구나 싶었다.

 

 

아니었다. 이후 내가 대학생이 될 때쯤에 쌀통닭 유행이 사그라들고 어플로 주문하는 시대가 왔다. 이젠 다시 주문할 수 있겠구나라며 신이나서 몇 년 만에 주문하게 됬다. 그런데... 주문이 취소됬다. 그것도 매번 주문을 넣자마자 바로 취소 당했다. 이젠 바쁠리가 없는데?? 왜!?!?

 

 

그때의 분노는 배신감이 되어 지금도 해당 브랜드를 좋지 않게 생각할 정도다. 왜 그렇게 취소한 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분명 주문이 옛날처럼 밀릴 정도로 많이 찾는 곳도 아닌데. 그러다 어느 날 뉴스를 보고 아마 그것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만 하고 있다.

 

한참 뉴스에서 알바생들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표출된 적이 있었다. 알바생들이 사장이 안 보는 틈을 타서 일하기 싫다고 배달 주문을 멋대로 취소했던 사건. 덕분에 해당 가게들은 고객들이 등 돌리게 되고 사장은 이유도 모른 채 매출은 떨어지면서 알바생에게 월급을 주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었다.

 

정말 추측이지만 그 가게도 그런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상할 정도로 바로 취소됬었다. 어플로 쌀통닭 집을 처음 주문했을 때도 바로 취소됬었다. 그러니 내가 진상짓을해서 거부당한 것도 아니었다. 정말 추측일 뿐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이것 외엔 이유가 보이진 않고 그저 지금은 기분이 안 좋아서 시키지 않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렇게 새우칩은 다시 작별이 되는건가? NO!!! 

꿈 꾸는 일은 이루어지게 된다 했다. 우리의 만남은 다시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별 생각 없이 무인 식료품점을 방문했을 때였다. 슬슬 무인 가게가 생겨나는 중에 호기심으로 들어갔었다. 그리고 그곳 냉동식품 코너에서 나는 다시 만나게 됬다. 그것도 아직 튀기기 전의 알 형태로 잔뜩 쌓여서 봉지에 들어있던 새우칩을!

 

만났으면 당근 사야지!! 나는 바로 새우칩의 알이 잔뜩 들어있는 봉지를 사왔고 집에 와서 튀겼다. 물론 엄마의 눈치를 봐야했지만 그래도 기름을 양껏 써서 초보자인 내가 튀겨서 만든 새우칩 맛은? 가게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였다!! 어쩜 만드는 과정조차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음식이던지. 튀기기 전에 분명 납작 반듯한 알이었는데 기름에 넣자 마자 부푸는 모습이 재밌었다. 그리고 잘 튀겨서 바로 먹어 본 맛은 내가 아는 그 새우칩 맛이었다. 그렇게 돌고돌아 계속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 새우칩은 아예 우리 집 냉동실에서 나와 함께 하게 되었다.

 

혹시나 기름을 많이 써야해서 구매를 주저하신다면 참고하셨으면 한다. 그냥 프라이팬을 기울여서 적당히 새우칩 알이 들어갈 높이로만 기름을 써서 튀기면 된다. 물론 튀기는 내내 한 손은 프라이팬을 기울리는데 써야해서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기름의 열이 오르고 튀기는데 30분도 안 걸리고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 추천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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