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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힐링 만화(이거 진짜 맛있었엉)

푸드힐링 만화) 싫어하는 채소도 갈아버리니 예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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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풍성한 머리를 가진 브로콜리를 갈아서 만든 브로콜리 수프입니당~

 

새로운 가게는 항상 설레는 법.

어린 시절 어느 날. 이모가 나를 데리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데려가줬다.  

 

 

처음 들은 가게명과 처음 보는 가게 안.

이름도 생소했고 안은 더 생소하면서 너무 신기했다. 세상에 무언가 미국에 놀러 온 기분도 들고, 어른이 되어야 이용할 수 있는 곳을 허락받고 들어온 생경한 느낌도 났다.

 

메뉴판에 적힌 이름조차 모르던 시절.

메뉴판을 보면 뭐가 많이 적혀있긴 한데 도대체 뭐가 뭔지. 어린 나에겐 그냥 꼬부랑 글씨체로 어른들만이 해독할 수 있는 알 수 없는 무언가로 밖에 안 보였다. 그래서 이모가 주문하는 데로 가만히 있었다.

 

가게 안 직원마저 유니폼이 있는 놀라운 가게.

내가 지금까지 갔었던 가게 복장은 어지간하면 편한 사복이었는데. 예쁜 유니폼을 입은 예쁜 언니들이 음식 하나하나를 가져와주었을 때의 두근거림과 대접받는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게다가 차려진 음식들 하나하나 어찌나 예쁘고 맛있어 보이던지.

 

그날이었어요. 패밀리 레스토랑에 반했던 건...

이미 눈으로 즐거움을 주는 이 가게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요? 그런 마음을 갖고 음식을 먹으려는데... 음... 왜 하필 스프가 브로콜리? 그나마 내가 먹을 수 있는 채소인 감자를 두고 왜 안 친한 브로콜리? 일단 멀어지려고 했다.

 

 

맛있다고 강조하면 궁금해지는 법.

이모의 말에 궁금증을 못 이겼다. 그렇게 편식을 잠깐 눌러서 수프를 한 입 맛보게 됐고, 처음 맛본 브로콜리 수프 맛은?

 

이제라도 알게 돼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행복한 맛이었다!! 아니 브로콜리인데?? 급식에서 초장이랑 찍어먹으라고 준 그 맛없는 단단한 풀떼기인 브로콜리인데?? 어떻게 풀 맛은 안 나고 부드럽게 감기면서 채소의 중후한 맛고소한 치즈가 어울려져 아름다운 선율을 선물해 주는 거지?

맛있으면 또 먹어야지!!

생각지 못한 브로콜리의 맛있는 변신을 만나고 난 뒤엔 TGIF에서 먹은 다른 음식들은 기억에 안 남았다. 그냥 머릿속에 수프가 계속 맴돌았고, 이후 갈 때마다 무조건 브로콜리 수프를 시켰다. 그러나... 그건 얼마가지 못 했다. 왜냐면 패밀리 레스토랑 가격이 비싸서 자주 못 간 데다 얼마 안 있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랬다!

전문가게에서 맛볼 수 없다면 우리에겐 판매 중인 식품이 있지 않은가? 바로 브로콜리 수프 냉장 식품을 구매해 먹었다. 그 맛을 말하자면

 

다신 만나지 말자. 니가 브로콜리인 거 내가 잠시 까먹었다.

 

라고 속으로 욕을 하는 맛이었다. 안 먹어도 풀떼기 냄새가 풀풀 나면서 한 입 먹자마자 찐하고 중후한 맛이 아닌 우유에 채소국물 조금 섞은 맛이 났다. 그 이후론 수프 식품으론 브로콜리를 절대 선택하지 않고 있다. 이후 아직도 그 중후하고 깊은 브로콜리 수프 맛을 그리워하며 글을 써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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