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쁜 보라색으로 물든 가지를 튀겨 만든 가지튀김입니당~
가지란 무엇인가?
나에겐 흉물이었다. 편식이 심했던 어린 나에겐... 지금보다 더 심한 편식을 가진 나에겐 정말 먹기 싫은 채소 중 하나였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건?
내 편식. 채소 중엔 어찌저찌 친해진 아이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한 편식력으로 가지는 미웠다. 싫었다. 저리 껴졌음 했다.
만남은 항상 갑작스러운 법.
어느 날 가족들과 샤브샤브 가게를 간 날이었다. 그곳에 웬걸? 샐러드바에 새로운 메뉴가 나왔는데 무려 내가 사랑하는 양파튀김과 흉물인 가지튀김이었다. 가지가 무침이 아니라 튀겼다고!? 문화충격급으로 신기했다.
나도 어른이니까.
양파튀김만 담으려다 고민했다. 굳이 가지까지 튀겨서 같이 둔 거 보면 맛있다는 건데... 그래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 봐야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단 조금 담아왔다.
그래 딱 한 입만 먹어보자.
그게 내 인생에 아주 잘한 도전 중 하나가 됐다.
어쩜 이리 맛있는 채소가 다 있을꼬?? 물론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말이 있다. 그래도 이건 속의 가지가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는 채소라서 맛있었다. 한 입 씹는 순간, 겉의 짭쪼름하면서 바삭한 튀김층이 느껴진다. 그리고 곧 입 안에 가지 채즙이 퍼지고 속의 말랑하면서 특유의 보랏빛 맛을 품은 맛있는 가지 맛이 느껴졌다.
그때부터였어요.
나는 가지 러버가 되었다.
가지 맛을 깨우치고 나니 마트에 가면 꼭 가지를 사게 되고 이것저것 요리해 먹었다. 가지 전부터 가지 위에 피자 토핑과 치즈를 얹힌 가지 피자. 가지와 쌀을 같이 익혀서 맛있는 간장소스에 비벼 먹는 가지밥에 가지 볶음밥까지 해 먹었다. 가지 전을 해먹을 때면 칩처럼 얇게 썰어서 익혀보고 조금 두껍게도 썰어서 익히며 다양한 식감의 가지맛을 즐겼다.
그래도 넌 왜 싫을까?
한국 가지 요리하면 한 가지뿐인 것 같다. 바로 '가지무침'. 난 가지러버인데도 이건 손이 안 간다. 사실 한 번도 안 먹었다. 가지만 보면 바로 젓가락질을 하는 나인데도 이상하게 손이 안 간다.
엄마도 아는 나의 가지 사랑.
가지무침에는 손도 안 대면서 다른 요리들을 먹는 나를 본 엄마. 어느 날부터 가지깐풍을 요리해 줬다. 먹어보니 살짝 매콤하면서 달콤한 소스가 튀긴 가지와 어러져 어찌나 맛있던지. 엄마도 내가 잘 먹는 걸 알고 제철인 여름이면 깐풍가지를 꼭 해준다. 덕분에 내가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는 꼽으라면 엄마의 깐풍가지를 먹기 위해서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 여름도 맛있는 가지를 기다려 보면서 글을 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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