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베베꼬인 귀여운 모양의 푸실리로 만든 푸실리 파스타 샐러드입니당
이모덕에 음식 경험치를 많이 쌓았던 어린 시절.
어렸을 때 새로운 가게 경험은 주로 이모가 데려가주는 덕에 쌓을 수 있었다. 그날은 샐러드바를 갖춘 피자집을 데려가 준 일이었다.
처음 그릇을 들고 가는 설레임.
뷔페야 몇 번 가봤지만 피자집에서 그릇을 들고 음식을 가져오다니. 그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기억난다. 게다가 내가 아는 뷔페에서 차려진 다양한 음식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와 같이 먹을 간단한 간식 종류들이 펼쳐져 있어 그것도 신기했다. 그런데 뭘 가져가야 하지? 하던 중에 꼬불거리는 신기한 것이 토마토소스에 묻혀있는 샐러드를 봤다.
처음 보는 거면? 당연히 시도해야지!
그때 피자집 샐러드바에선 넓적한 그릇이 아닌 오목한 작은 그릇에 담아 가져갔다. 담을 수 있는 음식이 몇 개 안 되는데 모두 내가 선택해서 가져온 거라 먹을 때가 되자 많이 긴장했었다. 그리고 결과는? 대합격! 내가 가져온 푸실리 샐러드가 인기만점이었다.
꼬불꼬불한 면의 신기한 식감.
지금껏 넓적하고 기다란 면 아니면 라면의 기름이 베인 적당히 꼬불거리는 면만 만났었는데.
스크류바 아이스크림보다 더 베베 꼬인 면은 입 안에 들어오자마자 신기한 식감을 선물해 줬다.
게다가 토마토소스맛도 차가운데 어찌나 맛있던지. 적당히 새콤하고 달달한 토마토 맛이 나는 게 이런 샐러드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맛이었다.
허나 인연은 거기까지.
나이를 먹고 점점 학년이 오르자 여가 시간이 줄어든 학생이 된 나. 이모도 시간 맞추기 어려워지고 한 번 볼 때면 다른 선택지도 많기에 피자집을 갈 일이 없어졌다. 덕분에 푸실리 샐러드를 만날 일이 없으니 괜히 엄마를 조른 적도 있다.
인연은 내가 다시 연결하면 그만!
안 되면 역시 내가 만들면 되지! 바로 검색에 들어갔다. 그리움이 쌓이고 나도 대학생이 되니 여유가 생겨 방학 때 바로 시도했다. 말로만 듣던 푸실리 면도 이젠 동네 마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어 실행력은 더 올라갔다.
레시피는 간단한 음식이네.
혹시나 투움바 파스타처럼 이것저것 재료가 많이 필요할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이게 웬걸? 재료가 너무 간단하다. 그저 토마토소스에 케첩과 고추장 그리고 적당히 채소 몇 가지만 있으면 뚝딱이 었다. 엄마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바로 내가 만들어서 호강시켜(?) 준다 자신 있게 외쳤다.
와... 이거 뭐야?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로 대실패였다.
아니 분명 레시피대로 했는데? 이거 뭐지? 왜 시고 맵고 짜고 달고. 그냥 이도저도 아닌 무언가를 만들었다. 너무 당황해서 입을 못 다물었고 혹시 따끈해서 그런가? 하고 냉장고에 하루 숙성시키고 먹었더니 역시나 엉망이었다.
이대로 우리의 인연은 끝인가요?
놉!! 나와 푸실리 샐러드는 그래도 다시 만날 수밖에 없었다.
바로 대형 마트에서 파는 샐러드 모음!!
솔직히 푸실리 샐러드 하나만은 많이는 못 먹는데 이건 다른 샐러드까지 넣어서 한 팩으로 팔게 되었다.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예술이라서 대기업이구만 싶었다. 보자마자 바로 사서 먹었을 때의 행복은 말해 모해다. 매번 만들면 실패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내가 아는 그 맛이 딱 오던지. 역시 뭐든 먹고 싶은 건 냉동으로도 사 먹을 수 있는 지금 세상에 살고 있는 것에 한 번 더 감사하며 글을 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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