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세계인의 아침 식탁에 우유와 함께 등장하는 바삭한 과자 콘푸로스트입니당!
아침에 뭐 먹냐고 물어보던 코흘리개 시절이 있었다.
진짜 순수하게 초딩때는 학교에서 밥을 먹냐 빵을 먹냐 그리고 시리얼을 먹는지 물어서 편도 가르던 일도 있었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아침에 나는 무조건 든든한 힐링을 주는 밥이었다.
밥과 반찬을 먹고 마무리로 과자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가야 학교를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밥도 없이 밀가루로만 아침을 채우면 꼭 속이 더부룩할 것 같고 배도 금방 꺼질 것 같은데 일부 아이들은 빵이나 시리얼로 아침을 채우고 온다는 말에 많이 신기해했다.
특히 시리얼은 튀긴 과자에다 빈 속에 그 차가운 우유와 함께 말아서 먹는다니 위장이 얼마나 튼튼한건지 감탄하기까지 했다. 의외로 먹고나면 든든하고 속도 편한건가? 의문도 들었던 때에 엄마를 따라 간 마트에서 콘푸로스트를 발견했다.
왠 호랑이 한 마리가 그려진 파란 박스에는 시리얼도 같이 그려져있길레 먹고싶었다.
왜냐하면 종종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아이들이 아침에 이런 그림이 그려진 박스를 들고 아침을 챙겨먹은 장면을 봤기 때문이다. 이거 만화에서 나온 시리얼이야!라는 외침과 함께 엄마에게 부탁해 그날 사왔었다.
드디어 아침에 만난 콘푸로스트. 자기 전날에 우와 처음으로 밥 대신에 과자로만 배 채워서 학교 간다고 두근대며 잠들었었다.
그렇게 아침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부엌으로 와서 자리에 앉았다.
평소에는 출근하는 아빠와 함께 밥이 놓여있었는데 내 앞에는 밥이 없었다. 어제 말한대로 엄마는 시리얼과 그릇 그리고 우유만 건네주었다.
아빠는 옆에서 그런거 왜 먹냐고 핀잔을 줬지만 나는 한 번 먹고싶었다 외치고 그릇에 콘푸로스트를 양껏 담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우유를 넣어 한 숟갈 떠본 맛은... 그냥 달달하고 바삭한 밀가루 과자로 힐링은 아니었다. 어... 이게 밥으로만 아침을 열었는데 갑자기 시리얼로 바뀌니 무언가 적응도 안 되고 왜 먹지? 그정도로 맛있진 않는데?? 계속 의문만 가득한 맛이었다. 그렇게 한 숟갈씩 떠서 과자를 다 먹고나서 우유만 남았을 때.
본능적으로 그릇을 들고 원샷을 했다.
너무너무 맛있는 힐링이었다. 평소 흰우유를 좋아하는데 과자에 코팅된 설탕이 녹아 달달해진 우유의 맛은 끝내줬다. 그제서야 왜 시리얼을 먹는 건지 깨달았다.
이 맛에 먹는거구나 싶고 감탄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아침을 콘푸로스트로 해결했고 그날이 마지막이 되었다. 역시 한국인은 밥 힘이라며 이상하게 쌀밥을 딱히 안 좋아하면서도 아침에는 무조건 밥으로 챙겨 먹었다.
대신 남은 콘푸로스트는 내 힐링 간식이 되었다.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면 바로 그릇에 시리얼을 넣고 우유를 채워 TV 앞에 앉아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와작와작 먹었다.
콘푸로스트를 먹는데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과자를 먼저 붓느냐 우유를 먼저 붓느냐로 나뉜다.
두 번째는 과자를 우유에 좀 담가둔 뒤에 조금있다가 눅눅하게 먹는지 아니면 넣자마자 바로 바삭하게 먹는지.
세 번째는 그냥 과자를 한 입 먹고 컵에 따른 우유를 따로 마시는지.(이게 가장 신기하다)
네 번째는 다른 시리얼 종류도 이것저것 섞어서 칵테일처럼 나만의 조합으로 힐링을 하는지 등등. 콘푸로스트를 포함한 시리얼을 먹는데도 많은 방법이 있다. 나는 그냥 시리얼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한 번 먹을 때면 꼭 나만의 힐링 방식대로 먹는다.
먼저 시리얼을 붓고 우유에 담가 바로 바삭하게 먹는다.
시리얼을 다 먹고나면 남은 우유에 시리얼을 더 부어서 이번엔 눅눅하게 담가뒀다가 먹는다.
다 먹은 후엔 이제 달콤함이 배로 녹아있는 우유를 그릇째 들고 원샷하는 게 내가 시리얼 먹는 방식이다. 그런데 진짜 콘푸로스트와 같은 시리얼을 안 먹은지 5년도 더 넘었을 정도로 딱히 관심이 없는 음식이다. 과자는 무진장 좋아하는데 시리얼 종류는 딱히... 코코볼은 초코맛이라 더 맛있긴 한데 그래도 딱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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