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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힐링(이거 진짜 맛있엉)

바삭 육즙 가득 고추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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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추 속에 고기 완자를 채우고 바삭하게 튀긴 매콤 육즙빵빵 고추튀김입니당!

 

 

 

나는 채소를 싫어한다. 성인이 된 지금은 그래도 건강을 위해서 조금씩은 먹지만 어렸을 때는 입에 못 대던 채소가 무척이나 많았다.

그나마 입에 대는 경우도 볶음밥이나 비빔밥 그리고 김밥처럼 맛이 잘 안 느껴지거나 재료가 조화로워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때만 먹지 아니면 절대 손을 안 대는 게 채소였다.

 

그리고 그 중에서 맵기까지 한 고추는 더더욱 싫었다. 이상하게 김치나 신라면은 맛있게 매워서 잘 먹었지만 고추는 뭔가 피망류 특유의 알싸한 맛에 채소향 그리고 얼마나 매운지 가늠조차 안 되는 공포도 있어서 절대 손도 안 대던 채소였다.

그러나 그것도 성인이 되고 얼마 뒤에 깨졌다.

 

나는 절대 손도 대지 않다가 오히려 좋아하는 채소라고 자신있게 말하게 된 채소들이 있다. 모두 공통적으로 생각이 바뀐 계기가 이것을 튀긴 음식을 먹고 난 후다.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더니 고추 튀김은 나에게 이 말을 확실히 인정하게 해준 음식이다.

집 앞에 새로운 분식 가게가 생겼다. 새로 생겼으니 당연히 맛 봐줘야 하지 않겠는가?

주변에 너도 나도 프렌차이즈로 커다란 통에 담아 만원이 넘는 떡볶이만 팔거나 1인분 떡볶이에 냉동 튀김만 파는 집 뿐이라 제대로 된 전통? 분식이 고팠을 때였다.

드디어 동네 분식집이 다시 생기다니 기쁨에 앞으로도 잘 되길 빌면서 현금을 들고 찾아갔다.

 

가보니 직접 만들고 튀긴 튀김이 이것저것 놓여있어 일단 내가 좋아하는 계란과 고구마 그리고 만두를 골랐다. 나머지는 김밥과 김말이 튀김에 아빠가 먹겠지 싶어 고추 튀김을 골랐다.

 

그곳의 고추 튀김은 애기 김밥이란 프렌차이즈나 5일장 시장에서 보던 조그만 고추에 당면을 넣은 튀김이 아닌 정말 큰 고추에 빵빵하게 속을 채워 큼직하게 놓여있었다. 어떻든 고추를 튀겼으니 당근 관심이 없었고 그대로 현금 결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기억나는 게 금요일에 저녁 먹기 전 간식용이었고 일찍 돌아온 아빠도 동참해서 먹었다. 다 같이 먹기 좋게 가위를 들고 와 튀김들을 조각냈는데 고추 튀김 속이 빵빵하게 채운 고기로 가득한 것을 봤다.

 

항상 시장에서 사온 고추튀김들도 모두 당면과 채소만 들어있었는데 고기와 채소 그리고 약간의 당면을 섞은 소를 채운 것은 처음 본 날이었다.

 

이것 없으면 밥은 먹기도 싫게 만드는 고기가 다져서 빵빵하게 들어있는데다 맨날 맛 없다는 말을 달고사는 아빠가 맛있다고 외치니 호기심이 커졌다.

 

평소에는 절대 손도 대지 않는 음식이지만 가족들 리액션까지 보니 이건 좀 못참겠다 싶어 한 조각 먹어보았다.

 

 

 

결과는... 와아... 진짜 20년 넘게 인생 손해 봤음을 그날 깨달았다. 미쳤다 정말. 맵지않은 고추를 써서 아주 살짝만 매콤한 게 고기의 느끼함을 씻어주고 채워진 속은 빵빵한데다 육즙도 조금씩 나오면서 사장님이 튀김 전문가이신지 겉은 바삭하기까지 하니 인생 고추 튀김이었다.

 

최근 유튜브에서 1개에 3500원씩이나 하는 고추튀김을 보고 내 집 앞에 가격도 훨씬 싸고 엄청난 맛을 내는 고추튀김을 파는 가게가 있는 것에 행복하다.

속만 맛있는 게 아니라 사장님의 튀김 기술이 엄청나다. 오죽하면 떡볶이를 먹으러 가게에 가는 게 아니라 튀김을 먹으러 오는 손님도 봤다.

 

일부 튀김은 냉동이지만 그건 치즈 튀김이나 야채 튀김 정도고 나머지 메인 튀김은 직접 만드셨는데 바삭하고 살 때마다 한 번 더 튀겨주셔서 너무 맛있다. 혹시 나처럼 고추를 싫어했던 사람이 있다면 이 집 고추 튀김 먹고나면 완전히 달라진다에 확신을 걸 정도다. 어떻든 이 가게 덕분에 고추의 맛을 알게 된 나는 분식집에서 무조건 고추 튀김을 시키고 삼겹살 집에 가면 역시 생고추는 특유의 피망같은 냄새가 싫어서 못 먹지만 불판에 삼겹살과 같이 구워서 먹는다. 매울까봐 미리 세로로 잘라서 씨를 빼내고 구우면 삼겹살의 느끼함을 방지해주는 휼륭한 곁들임이 된다. 그렇게 어느정도 고추와 친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고추란 채소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고추튀김을 사랑한다. 특히 당면을 채운 것 보단 고기로 속을 가득 채우고 바삭하게 튀긴 고추튀김이 최고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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