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담은 푸드힐링 만화 Episode 18) 라구 파스타 입니당~

 

 

오늘은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 다짐육을 토마토 소스에 뭉근하게 끓여 깊은 맛이 나는 소스에 파스타 면을 섞어 만든 라구파스타입니당~

 

라구파스타는 사실 잘 몰랐다. 존재 조차. 음식에 관심도 많고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 중에 면은 사랑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파스타는 좋아하는데도 종류를 그렇게 많이 알고 있진 않다.

 

그나마 유튜브에서 외국인 분들의 요리 채널을 많이 구독하면서 별에별 다양한 파스타를 조금씩 접하게 됬다.

 

나에게 면은 라면, 국수, 칼국수 정도 인데 이것들 속에 있는 다양한 레시피와 면 종류에 관심을 가졌고 파스타는 가끔씩 이었던 것 같다. 아마 파스타는 딱히 먹을 일이 많지 않아서 몰랐던 것 같은데, 알고보니 셀 수 없이 많은 면 종류와 레시피를 가진 것에 놀랬다.

 

그 중에서 알게 된 라구파스타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힐링 재료인 고기를 토마토와 함께 오랫동안 저온에서 뭉근하게 끓인 스튜같은 소스에 다양한 종류의 면을 넣어서 끓인 파스타인 것을 알게 됬다. 같은 소스 하나에도 넓적한 면 종류를 쓰거나 만두인지 수제비인지 신기한 모양의 더 넙덕한 파스타 면을 넣는 레시피를 보고있자니 맛에 대한 궁금증이 증가했다.

 

많은 영상을 보면서 분명 일반 면보단 저 소스가 잘 벨 수 있게 더 넓적한 면을 쓰는 게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누군가 한 말을 기억한 걸 수도 있다. 어떻든 식감도 내가 먹었던 면과는 다른 오동통한 면의 식감과 잘 베인 소스 맛의 라구파스타를 먹고싶다는 갈망이 커지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 집에서 새로운 음식을 못 받아들이는 흥선대원군 아빠가 있으니 먹어보자고 말할 순 없었다.

한참 그렇게 레시피 영상을 둘러보며 이리저리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중에 친구와 점식 약속을 잡게 됬다.

 

 

 

 

오랜만에 친구가 사는 동네에 가서 뭘 먹을지 고민하던 중에 친구 가족들이 종종 가는 가게에 가기로 했다. 어떤 가게인지 공유해주었을 땐 그저 양식이니 피자나 크림 파스타 먹겠네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본 가게 정보에는 라구파스타가 쓰여있었다.

 

솔직히 심각한 집순이라서 세상 밖을 잘 모를 때도 많긴 했는데 아니 우리 집에서도 가까운 동네에 내가 그렇게 찾던 음식이 버젓이 팔고있었다니. 나 진짜 심각하긴 하구나 하고 반성까지 했다.

아무튼 라구파스타 이름을 보자마자 나는 친구에게 무조건 이거 먹어야 한다고 다급하게 전했다. 그렇게 약속 당일 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도착한 가게는 양식 파스타 특유의 세련된과 가정적인 푸근함이 담긴 인테리어로 내 기대감을 한껏 높여줬다. 게다가 친구네 가족이 종종 계속 찾을 정도면 일단 기본적인 맛은 분명 보장되어 있으니 못해도 평타치 정도의 맛은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렇게 친구와 근황 토크를 하다가 온 라구파스타는 냄새부터 사람을 사로잡는 마성의 힐링 음식이었다. 토마토 향과 무언가 향신료인지 뭉근한 스튜의 향도 나면서 눈으로 보이는 색감마저 어찌나 예쁘던지. 일반적인 토마토 특유의 밝은 빨간색이 아닌 고기가 섞이면서 약간 짙지만 오히려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의 기름이 흐르는 빨간색이었다. 하... 심지어 이 가게는 위에 계라 노른자 하나를 올려 누가봐도 색감 조합부터 더 눈에 띄게 맛있어 보였다.

웨이터의 말대로 노른자를 면과 함께 섞어 함께 먹어 본 첫 한입은... 와... 진짜 깊다... 요즘 배달 국밥보다 더 깊은 맛이 나네? 심지어 다진 고기도 뭉근히 끓여져서 부드럽게 면과 함께 어울러지듯 씹히는 그 맛은 진짜... 또 먹고싶다. 글 쓰면서도 다시 먹고싶은 힐링 맛 이다.

 

분명 본격적으로 끓인 라구소스의 맛은 아니란 확신은 가졌다. 그럼에도 나름 약불에서 꽤 오래 조려 대충 사골 육수인지 업체 육수를 쓴 건지 모를 요즘 국밥보다 더 진한 고기국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본격 전통 라구파스타 맛은 어느 정도일까? 유명 셰프들이 자신있게 이름을 걸로 만든 맛을 어느 정도일까? 라구파스타의 첫 한입만으로 나는 맛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함과 동시에 궁금증이 더 늘어나게 됬다.

 

그만큼 라구 파스타가 준 충격은 엄청 날 정도로 맛있는 힐링 요리였다. 이것저것 레시피를 찾아보면 커다란 갈비를 올려준 라구파스타도 있고 안에 샤워크림인가 올려서 약간의 신맛도 첨가한 맛도 있었다. 한 가지 유명 음식을 다양하게 시도한 레시피들이 많이 올려져 있어 이건 전부 다 맛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내 버킷 리스트에는 정말 여유가득한 날이 왔을 때 5시간 동안 조리하더라도 처음 먹었던 라구파스타를 뛰어넘는 라구파스타를 만들어 보자가 있다. 한 번 성공하면 나도 다른 유튜버분들이 올려주신 레시피 외에 나만의 라구파스타 레시피도 개발해 보고싶다.

 

끝!